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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이베이코리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올 상반기 유통가를 뒤흔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롯데-신세계 양강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외에 본입찰 참여가 예상됐던 SK텔레콤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높은 몸값 부담으로 발을 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7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 예비 입찰 참여 후 실사 작업을 진행해오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중 SK텔레콤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서 철수했다.

앞서 5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본입찰은 이베이코리아 몸값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인수 후보군은 이베이코리아 희망 매각가(5조원 이상)와 달리 적정 가격을 3조~4조원으로 봤다. 

이날 본입찰에서도 높은 매각가가 변수로 작용, 예비 입찰 당시 뜨거운 열기가 삽시간에 식어버렸다. 

롯데와 신세계가 써낸 입찰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 후보가 둘로 압축된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고 있는 오픈마켓이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와 쿠팡(13%)에 이어 3위(12%)로, 작년 거래액만 약 17조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 롯데그룹 통합 쇼핑몰 롯데온, 신세계의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의 점유율은 각각 6%, 5%, 3%가량으로 추산된다.

인수 성공 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나 거래액을 합산하면 어느 업체든지 이커머스 2위로의 도약이 보장돼서다.

오픈마켓 단일 사업자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입장에서도 직매입 중심의 쿠팡이나 플랫폼 파워를 토대로 하는 네이버를 뛰어넘기 위해선 물류 역량을 지닌 오프라인 강자와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롯데타워(왼쪽)과 신세계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온라인 시장 확대가 절실한 롯데쇼핑은 인수전 초반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온라인 부문이 ‘아킬레스건’인 롯데가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과거 유통강자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범 당시 롯데멤버스 회원 4000만명과 기존 오프라인 물류 역량을 기반으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현재까지 받아든 저조한 성적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배경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며 인수 참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후 4월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수장으로 선임하고, 전무급이었던 롯데온 대표를 부사장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같은달 롯데쇼핑은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5%(8300억원)를 롯데물산에 전량 매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부동산을 롯데리츠에 양도,약 7300억원을 확보하며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까지 3조2400억원의 실탄도 장전했다.

지난달 말 신세계도 네이버와의 공동 참전을 검토한다고 알려지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을 지폈다.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은 인수 시 전체 거래액 규모만 50조원에 육박하고, 점유율도 30% 이상 확보가 가능해 2위 쿠팡(22조원)과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다만 인수 이후에 뒤따르는 플랫폼의 유기적인 통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규모도 크고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도 매력적이지만, 통합 과정에서의 시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플랫폼 간 다른 운영 방식과 데이터를 통합해야 하는데,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의 경우에도 6개월 이상을 안정화에만 힘을 쏟아부었다.

추가 투자비용 회수과정에서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과도한 투자로 인한 재무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구조조정 등 ‘승자의 저주’가 제기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럼에도 증권가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단순히 거래액이 커진다는 점보다 오픈마켓과 기존 플랫폼 역량을 함께 보유한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의 경우 인수시 롯데 글로벌로지스와의 물류 체인을 구축을 통한 시너지로 향후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있으며, 신세계도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확대에 있어 오프라인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미정이다.

다음주 중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가능성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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