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안으로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상장이 완료되면 3세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안으로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상장이 완료되면 3세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한국조선해양]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3세 경영 승계가 재계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안으로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상장이 완료되면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장기간의 노사 갈등과 사업장 안전관리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을 거쳐 현대중공업지주 출범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이로써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등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확대됐다.

◇올해 그룹 중간지주 체제 완성 목표…하반기 현대중공업 IPO 완료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에 조선, 정유화학, 건설기계 등의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해 사업 부문별 중간지주 체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3세 승계를 위한 기반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정 이사장과 특수관계인의 현대중공업지주 보유 지분은 총 34.3%다. 정 이사장이 26.6%, 정 부사장은 5.26%,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각각 1.92%, 0.49%를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르면 오는 8월 중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전체 지분의 20% 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 1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며, 기업 가치는 6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상장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수소연료전지, 암모니아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개발과 신규 생산설비 구축 등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기선 부사장, 그룹 신사업 성과 여부 주목

이러한 그룹 전반의 움직임 아래 정 부사장은 지난해 말 로봇·수소·에너지·바이오·인공지능(AI) 등 그룹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원장에 임명돼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일단 정 부사장은 연이은 사업 성과로 경영 승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 프로젝트’ 공동 추진 등을 총괄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이 8500억원 규모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인수 작업 전반을 총괄 지휘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함께 보유하게 됨으로써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까지 기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현대중공업지주는 3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로써 양사는 친환경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협력 모델을 구체화함은 물론,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와 ‘탄소제로’ 공정 실현에 대해 협력하며,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 LPG․CO2 겸용선 개발 등에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왕실과 두터운 인맥을 형성해 온 정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해당 프로젝트 성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최종 완료될 경우, 승계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장 안전관리·노사 갈등 ’변수‘

하지만 사업장 내 안전관리 문제와 노사 갈등 장기화가 3세 승계 가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사업장 내 연이은 사망사고 발생과 관련해 안전관리 문제가 지적된다. 올들어서만 울산조선소에서 40대 노동자 2명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의 강도 높은 관리·감독 시행으로 지난 1일까지 현장 도크 10개 중 5개가 가동중지됐다.

이를 포함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생명을 잃는 등 사업장 내 사망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1일 3년간 3000억원을 안전관리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그룹 내 사업장 안전 강화 종합대책을 제시했지만, 올해도 사망사고가 이어지며 더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3년째를 맞은 노사간 임단협 미타결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월 5일 1차 잠정합의안에 이어 4월 2일 2차 합의안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됨으로써 노사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후 올해까지 포함된 3년치 임단협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7월 6∼9일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제부터 노사가 임단협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화에 물꼬를 트는 시점에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교섭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노조는 이제라도 무리한 파업 계획을 거두고, 임단협 타결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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