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물류대란 속에 31번재 임시선박으로 투입된 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Forward)호’가 지난 2일 부산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HMM]
극심한 물류대란 속에 31번재 임시선박으로 투입된 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Forward)호’가 지난 2일 부산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HMM]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HMM이 수출입 물류대란 속에 임시선박을 투입한지 1년이 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31번째 임시선박이 투입됐음에도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항만 적체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물류대란 이어질 듯

현재의 물류대란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지난해 상반기 얼어붙었던 국제 해상 운송 활동이 같은해 하반기부터 활성화하며 물동량이 늘어난 데 기인한다. 이에 따라 미주 항로 등 주요 해운 노선의 선복 부족 현상과 해상 운임 상승이 초래되며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 운송에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컨테이너선 등 운송 선박 부족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글로벌 소비·생산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연일 쌓이고 있는 부산항은 이제 항만 곳곳에 남은 공간조차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수출기업들은 운송 선박이 언제쯤 출발할 것인지 발을 구르고 있고, 항만 측도 밀려드는 컨테이너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도 물류대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3분기가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여서 화물 운송 선박. 컨테이너 등 부족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미주 노선에 물동량이 집중되며 발생한 병목현상도 좀처럼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HMM, 이달 31번째 임시선박 투입

이러한 극심한 수출입 물류대란을 타개하기 위해 국적선사인 HMM이 지속적으로 임시선박을 투입하며 수출기업 화물 운송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HMM은 지난해 8월 첫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4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급 컨테이너선 ‘HMM 인테그랄(Integral)호’가 부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항하며 물류대란 해소에 니선 것이다.

이후 지난 2일 부산신항 HPNT(HMM부산신항터미널)에서 출항한 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Forward)호’에 이르기까지 모두 31척을 해상 운송 현장에 투입했다.

이로써 HMM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미주 서안 17회, 미주 동안(부산~서배너(Savannah), 부산~뉴욕) 5회, 러시아 5회, 유럽 3회, 베트남 1회 등 지속적인 임시선박 투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HMM이 매달 1~2척의 임시선박을 편성해 투입하는 행보는 물류대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국적선사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이 급전직하하며 한때 위기에 처했지만, 정부 지원 아래 글로벌 해운사로 도약한 만큼, 이제는 해운업계의 ‘맏형’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 서는 모습을 나타내겠다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HMM을 제외한 다른 국내 해운사들이 별도로 운송 선박을 마련할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조건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HMM 관계자는 “7월부터 미주향 임시선박을 월 2회에서 4회로 증편하기로 했다”면서 “물류대란을 완화하기 위한 운송 선박 투입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HMM 외에도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30일에는 SM상선의 미국 롱비치(LA)향 6500TEU급 임시선박 ‘SM 닝보(Ningbo)’호가 부산항을 출발했다.

아울러 한국무역협회와 SM상선은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 연말까지 중소기업 화물 전용 수송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갈수록 항만 적체 심화…근본 대책 요구 목소리 확대

이처럼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우한 움직임이 HMM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항만 적체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다. 이제는 컨테이너선마저 부족해 초대형 특수 화물과 중량 화물을 운송하는 다목적선(MPV)까지 임시선박으로 동원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

더욱이 HMM의 자체 선대 운영도 빼곡한 실정이다. HMM은 현재 70여쳑의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모두 110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인 임시선박 투입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여타 선박들의 항로와 운항 일정 등을 재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지난달 7일 수출입 물류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중소 수출기업 대상 200억원 규모 물류비 특별융자프로그램 신설, 기업당 3000만원 한도 지원 방침 등을 확정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수송선 투입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물류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미국 등 해외에서 발생한 만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너머에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산업통상자원부와 TF를 구성했으며, 물류 현장 기업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는 가운데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email protected]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