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노원구‧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지난해 서울시 집값 상승률 1‧2‧3위를 차지한 도봉‧노원‧강북구에 재건축 최소 기준인 준공 30년을 넘긴 아파트 단지는 총 95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도봉구는 지난해 대비 집값이 41% 올랐고, 노원구가 40.2%, 강북구는 30.5% 올랐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아 향후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0년 이상 아파트 비중 25%…안전진단 통과 단지 속속 등장

도봉‧노원‧강북구 30년 이상 아파트 단지 비율. [자료=서울시]
도봉‧노원‧강북구 30년 이상 아파트 단지 비율. [자료=서울시]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에 위치한 아파트는 총 389단지다. 이 중 95곳이 1992년 이전에 지어져 재건축 최소 연한인 30년을 넘겼다.3개 구 가운데 아파트 단지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였다. 노원구는 총 223개의 아파트 단지가 있고, 이 중 30년 이상 아파트는 50곳이다.

노원구 안에서도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지난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입주한 상계동 주공아파트 1~16단지다. 재건축을 끝낸 8단지와 공무원 임대아파트 15단지를 빼고 모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2단지가 재건축의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고, 상계주공 1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또 3‧9‧11‧13‧16단지도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이다. 이외 상계 한양아파트도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도봉구는 총 117개 아파트 단지 중 33%(39곳)가 준공 30년을 넘겼다.

도봉구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환도봉아파트가 정비구역지정을 신청했고, 쌍문한양1차는 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이외 창동주공 17단지와 상아1차아파트가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지난 8일 창동주공 2단지도 예비안전진단을 넘어섰다.

도봉구 내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환도봉아파트 매매가는 1년 전 안전진단 통과 이후 5억원선에서 최근 8억원까지 올랐다”며 “재건축 외 창동역세권 개발 재개, GTX-C 등 호재가 겹치면서 매물이 줄었고 호가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구에 위치한 총 49개의 아파트 단지 중 재건축 최소 연한을 충족한 단지는 8곳으로 집계됐다.

강북구청에 따르면 이미 2019년부터 미아3-111구역 재건축 사업이 진행돼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외 미아9-2구역 재건축, 미아 4-1구역 재건축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삼흥연립과 보광연립 등 소규모 재건축 2곳을 더하면 현재 구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사업만 5곳으로 늘어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재건축 규제가 강화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가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지난 4월 오세훈 시장 당선을 시작으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사업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강북, 도봉, 노원 등은 서울 내에서 비교적 집값이 낮고, 이로 인해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이주 수요가 높다”며 “특히 구축 아파트가 많아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재건축 붐이 불고 있는 노원구를 비롯해 도봉과 강북 모두 향후 재건축 관련 규제만 조금 완화되면 빠르게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기대감 만으로 서울 자치구 중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만큼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 이미 영업 시작…“노도강은 도시정비사업 노다지”

노후주택 비율이 높은 ‘노도강’에서 도시정비 사업이 기지개를 켜자 중견 건설사는 물론 대형사까지 이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노원구 상계동 재건축은 물론 강북, 도봉 지역 내 재개발 대상지도 많아 이미 대형사들까지 소위 ‘떡돌리기’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강북구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6개 구역 중 시공사가 선정된 곳은 미아 3-111구역 재건축(한신공영)과 미아3구역 재개발(GS건설) 2구역뿐이다.

총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상계주공도 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8단지 외에는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았다. 안전진단 통과 후 조합 추진위, 조합설립 단계를 거치고 나서야 시공사를 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조합설립 이전 단계부터 건설사들이 주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다. 

도시정비사업에 강점이 있는 한 대형사 관계자는 “노도강 지역은 재개발과 재건축이 쏟아져 나올 ‘노다지’로 불린다”며 “특히 여러 단지가 인근에 있는 경우 브랜드타운 조성을 위해 같은 시공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벌써부터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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