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동탄점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백화점 빅4가 경기 남부 신도시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5일 다음달 오픈 예정인 동탄점을 소개하는 티징 페이지를 오픈했다.

신규점 오픈 전 사전 티징페이지를 공개하는 것은 처음일 정도로 ‘백화점 1위’ 타이틀 탈환에 다지는 각오가 남다르다.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이는 동탄점은 지하 2층에서 지상 8층 규모 약 7만4500평에 달하는 경기도 최대 매장이다.

핵심은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다.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고객이 많은 동탄 신도시 특성을 겨냥, 단순히 쇼핑하는 곳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복합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공을 들였다.

영업 공간의 절반 이상이 F&B, 리빙, 체험 콘텐츠로 채워진 이유다. 전국 맛집 100여곳이 입점한 수도권 최대규모 식품관 ‘푸드 에비뉴’를 비롯해 가족을 위한 복합 체류 공간과 맘 커뮤니티 힐링 스폿뿐 아니라 예술&문화공간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근방의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1인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기 남부 상권에만 지난 2007년 죽전점을 리뉴얼해 경기점으로 오픈한 신세계백화점과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이어 지난해 갤러리아도 광교점을 열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동탄점을 기준으로 15~28km 사이에 위치해 차로 30분 내외면 오갈 수 있는 정도로 근접해있다.

분당·죽전 일대와 수지구까지 커버하는 신세계 경기점은 ‘신세계 타운’ 형식으로 이마트 죽전점과 함께 입점해 있다. 신도시보다는 경기 남부 시장의 터줏대감 격이다. 

3040대가 많이 거주하는 대표적 베드타운인 데다가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이 입점돼 있어 매출도 꾸준히 전국 백화점 상위 20위 안에 꼽힌다.

특히 이달 초에는 식품관을 약 1000평 규모로 전면 리뉴얼하고 축산, 조리, 건강 등 각 코너마다 전문가가 상주해 고객 취향과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달 말부터는 식품관 전용 멤버십 서비스도 시작한다.

신세계백화점 전사 분위기도 호조다. 명품에 특화돼있는 특성 상 보복소비의 수혜가 지속되고 있고, 이와 별개로 고마진 제품군 회복세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한편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픈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현대백화점 점포 중 매출 규모 1위를 차지한 알짜배기 매장이다.

그룹의 수도권 내 매장면적(2만8000평)으로도 최대다. 전체 백화점 순위에서도 5위 매장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샤넬,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판교점에 입점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루이비통 매장은 들어서 있기 때문에 샤넬 매장 입점이 협의를 마치면 용인·안양·수원 등 광역 상권 수요까지 흡수 가능하다.

갤러리아 본점 명품관에 이어 매출 3위에 올라있는 갤러리아 광교점은 규모로도 롯데백화점 동탄점 오픈 전까지는 경기남부 최대 백화점이다. 광교점 인근 수원역 상권은 동탄점과 10㎞ 거리다.

명품 브랜드와 VIP 경쟁력에 특화된 갤러리아 광교점은 MZ세대 명품 수요에 집중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우수고객 할인혜택 확대와 3개월 단위로 우수고객을 선정하는 VIP 프로그램을 신설한 이유기도 하다.

연간 5백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로 구매해야 주어지는 제이드 등급에 한해 3개월 동안 3백만원 이상 구매 시 차년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3개월간 제이드 등급이 주어진다.

지난 3월에는 지난 3월 제이드+ 등급만을 위한 VIP라운지도 신설 갤러리아 광교에서도 제이드 등급부터 VIP 라운지 이용 가능케 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통상 연간 수천만원을 써야 VIP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갤러리아는 일부 점포에 한하여 연 5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에 구매하는 고객들에게도 VIP 라운지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백화점사 맞대결의 격전지는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 상권이다.

특성상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본사와 사업장이 다수 위치해 소득 수준이 높고 3040 젊은 부부도 많다.

신도시 상권을 장악해 새로운 소비층를 창출하고 향후 오프라인 매장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하반기를 기점으로 백신 접종률이 확대되면 오프라인 매출 성장을 책임질 수 있다는 면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통가를 흔든 이커머스 경쟁력과는 별개로 오프라인 매출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부문이다.

이미 백화점업계 2분기 매출은 기존점 기준 10% 이상 성장세가 전망된다. 신세계가 가장 큰폭으로 23%, 뒤이어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각각 15%, 10%씩이다.

‘집콕’으로 시작된 가전, 가구, 명품 등 고가 내구재 수요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활동 재개로 인한 패션‧잡화 수요도 회복되면서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에 10층 휴점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변수다.

근래 들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외부활동이 단기적으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36일 동안 서울 소재 백화점 32곳의 운영자와 종사자 약 12만8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더현대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근무 직원도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최악의 경우 4차 대유행이 올해 11월 정점을 찍는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8~9월에 국내 백신 접종률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기적으로 백화점‧편의점 수요의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외부활동이 활발한 50대 이하 연령대의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외부활동 재개와 학사일정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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