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각국은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시에 따른 유동성에 기대어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등이 활발해졌다. 반면,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가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중순 인플레발 뉴욕 증시 하락이 큰폭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말까지 반복될 전망이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을 발간했다. 이 분석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분석하고 우리경제의 향후 전망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현상 자체는 경제발전에 따라 순행하지만, 다만 속도와 변동폭이 급격하고 가파르게 나타나면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대응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을 시행했다. 이를 근거로 주요 인사들간 인플레이션 논쟁도 촉발됐다. 경제학자 굿허트는 지난해 팬데믹 초기 대규모 유동성 지원 정책을 통한 통화량 확대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올해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이 ‘수요증대→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경로를 통해 단기간에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박경훈 한국은행 조사국 전망모형팀 차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등은 필립스곡선 평탄화 등을 근거로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백신접종 확대,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 시행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역시 팬데믹 대응을 위한 완화적 재정·통화정책 시행으로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 연말 백신 접종률이 목표수준에 이를 경우 수요압력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인플레이션 따른 미국 테이퍼링 조기도입이 증시하락의 직접 요인

지난 5월 있었던 이른바 ‘인플레이션발 뉴욕 증시 하락’의 근본적 원인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물가 상승이 기업에게는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이 자체가 부정적 변수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경제성장이 꺾이고 실업률이 늘어나자,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은 물론 고용창출을 또 하나의 목표로 설정했다는 특수성이 있다. 인플레이션의 지속이 통화 긴축 채택의 신호가 되므로 증시에서 이를 경계했던 것이다. 특히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조기 도입시 유동성 또한 축소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여전히 인플레이션 대응만을 한은의 역할로 본다. 미국과 상황 자체가 다른 셈이다. 실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안정과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대해선 정책적 지원도 따라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나타나”

한은이 BOK 이슈노트에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논쟁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 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점검했다.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원자재가격 상승, 해상운임 급등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도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방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기시계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 또한 적지 않게 잠재해 있다. 향후 경제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우리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으로 인해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으로 인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저임금에 저가의 상품을 공급해오던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물가여건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과거에 비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요인

원자재 가격 상승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 국제원자재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4월중 원유를 중심으로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기타 원자재가격은 지난 하반기부터 시작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제금융기구(IMF) 등 주요 기관에서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원자재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시 소비자물가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 6월 중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14.0% 상승해 소비자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증분석에 따르면 원자재가격의 추세가 10% 상승시 소비자물가는 최대 0.2%(4분기 후) 상승하며 충격의 효과가 일시적 상승에 비해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난지원 형태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부문도 감안해야

지난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유동성이 주로 금융권에서 초과지급준비금 형태로 머물렀던 반면, 최근에는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이 민간부문에 직접 공급돼 이를 적절히 환수치 못할 경우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부양책으로서의 금융지원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 완화 등으로 대출이 늘어나면서 통화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팬데믹 기간중 정책적 요인으로 확대공급된 통화량이 이자율 하락, 대출수요 증대 등 수요측 요인에 의해 증가한 통화량과 결합하면서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의 유동성 수요(매출감소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실물과 부동산, 주식 등 금융자산 투자 등을 위한 대출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 요소 외에 수요압력 측면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발생한 가계저축이 이후 이연 소비로 나타날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편 금년 중 시행되는 경기부양책은 국내 수요압력 증대에 한층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진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상품수출 등 대외부문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박경훈 차장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 되는 국면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는 경제 내 비용상승등의 전반적 파급효과로 나타난다”며 “금융시장에서도 주식시장, 채권시장 등에 미치는 다각적 측면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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