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수주한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수주한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건설사의 순위표 ‘2021년도 시공평가’가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사업과 공공 토목사업 발주가 줄었고, 국내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주택 사업 비중이 늘면서 주택 사업이 시공평가 순위를 결정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신규 택지 공급이 줄고 노후 주택 증가로 도시정비사업 추진 구역이 늘어나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사업이 시공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과 경영, 기술,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정한다. 올해 시공평가 상위 5개사 중 삼성물산을 제외한 4개사가 전체 심사 기준 중 공사실적평가액 비중이 가장 높았다.

공사실적은 토목과 건축, 산업‧환경설비, 조경 등의 업종별 실적을 합산한 값이다. 이 중 상위 5개사 모두 건축 부문 실적이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올해 시평 1위 삼성물산은 건축 사업 부문 실적이 토목 사업에 비해 약 4배 많았고, 2위 현대건설도 건축이 토목의 약 2.5배였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건축 사업의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사의 실적을 합산한 값을 비교한 결과 토목 사업은 지난해 8조1089억원에서 올해 6조808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건축 사업은 지난해 17조6449억원에서 올해 17조7108억원으로 늘었다.

건설사별로 봐도 전체 공사실적에서 건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전체 공사실적 중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72%에서 올해 80%까지 늘었다. 대우건설도 같은 기간 74%에서 80%까지 높아졌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건축 사업 중 사업 금액이 가장 큰 것은 ‘아파트’다. 2위 현대건설은 전체 건축 실적 중 50% 이상이 아파트고, 3위 GS건설도 87.9%로 건축 사업 실적의 대부분을 아파트로 채웠다. 결국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사업이 시공평가에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시공능력평가가 주택사업평가로 재편되고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사업이 제한되고, 공공 토목사업 발주가 미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의 실적에서 ‘아파트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자료=각 사]
2021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자료=각 사]

아파트를 지어 공급할 수 있는 신규 택지는 줄어들고 있고, 노후 주택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시평 상위 5개사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집계한 결과 삼성물산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수주 순위와 평가 순위가 일치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시평 순위 6위였던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4280억원을 수주하며 8728억원을 수주한 대우건설을 제치고 지난해 시평에서 5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지난해 3위였던 DL이앤씨가 기업 분할로 8위까지 내려가면서 포스코건설은 4위까지 올라갔다.

시평과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순위가 일치하지 않은 삼성물산은 시평 심사 기준 중 경영평가액이 다른 4개 사의 시공능력평가총액을 넘어 공사실적이 시평 순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예외 경우다.

올해 상반기도 상위 5개사 중 삼성물산을 제외한 4개사가 벌써 1조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지난해 8728억원을 기록한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2배가 넘는 1조7372억원을 기록하며 내년 시평 순위 복귀를 노리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실적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아파트 사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규 용지 확보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1기 신도시에 지어진 아파트가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넘는 등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나올 물량이 확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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