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의 가격이 모두 오르며 공사비와 아파트 분양가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의 가격이 모두 오르며 공사비와 아파트 분양가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올해 건축 주요 자재인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 수요 증가에 수입 난항으로 자재비 고가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결국 공사비와 아파트 분양가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하반기 주택 착공 예정 물량과 토목 분야 공사 모두 상반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인허가 면적도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량 증가로 인해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재비가 전체 공사비의 30~40%를 차지하는 만큼 원자재 상승이 장기화되면 결국 집값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 상승에 수입 난항…“하반기도 자재비 상승 지속”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t당 78만원이었던 구조용 H형강 가격은 9월 130만원까지 올랐고, 시멘트는 지난 7월 5.1% 오르며 t당 7만8800원을 기록했다. 레미콘 역시 원자재인 시멘트 가격 상승, 운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2일 4.9% 인상을 결정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운반비와 원‧부자재가 평균 9% 이상 올라 레미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이번 결정된 ㎥당 7만1000원은 10년 전과 비교해 26% 상승한 가격이지만, 같은 기간 운반비는 85%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도 “원자재인 유연탄 가격 상승과 운반비 인상 등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했지만 시멘트 값은 7년째 동결된 상태였다”라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철근품귀 현상으로 한달만에 가격이 24% 뛰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철근은 최근 오름세가 한풀 꺾였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한국물가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시멘트협회]
[자료=한국물가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시멘트협회]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60여곳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강사가 생산 가동을 확대하고 장마 요인 등으로 품귀현상은 가라앉았지만, 하반기 주택과 토목 공사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 중 63.1%인 23만3529가구가 하반기에 예정됐고,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발주 금액이 45% 증가한 토목 부문 역시 4조5000억원 규모가 예정된 철도 분야를 앞세워 하반기 공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 수요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철근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내수용 철강자원 확보를 위해 수출환급세를 폐지했고, 러시아도 철스크랩 수출 관세를 지난 1월 기존 5유로에서 45유로로 대폭 인상한 데 이어 최근 70유로까지 올리며 수입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건축 허가면적은 약 8766만㎡로 지난해 대비 21% 늘어났다”며 “올해 허가 면적과 착공 면적 모두 늘어나면서 수요 증가로 인해 건자재 가격 상승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재비 인상에 공사비도 상승…“결국 집값에도 영향”

전체 공사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건설사가 책정하는 공사비도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진행하고 있던 공사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나타난 공사비 인상을 부담했던 건설사가 새로 착공하는 프로젝트부터 인상된 자재비를 공사비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현장의 경우 사업성 악화에도 공기 연장을 막기 위해 손해를 건설사가 부담했지만,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 등 주요 자재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신규 공사의 공사비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토목 공사의 경우 45%, 아파트 공사는 30~40%가 자재비로 책정되는데 가격 하락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공사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자재비 상승이 장기화되면 결국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평균 공사비는 3.3㎡당 약 522만원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가가 건축비와 택지비의 합으로 결정되는 만큼 만약 공사비가 10% 증가하면 분양가는 84㎡형 기준 약 1300만원이 늘어난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레미콘과 시멘트는 5%, 철근은 60% 가까이 올랐다”며 “분양가에 자재비가 정확히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는 어렵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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