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근거 불분명한 HMM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호황을 기대하는 해운시장에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HMM]
최근 근거 불분명한 HMM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호황을 기대하는 해운시장에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HMM]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HMM 매각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 최근까지 두 달 반가량 노사간 임단협 타결 여부에 초점이 쏠린 가운데 주춤했던 매각설이 재차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에도 근거 박약한 매각설이 상반기 이어 하반기에도 호황을 기대하는 해운시장에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매각설

해운산업 불황이 정점을 달리던 지난 2016년 산업은행 관리체제로 전환된 HMM은 이후 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자구 노력과 채권단 지원이 펼쳐지며 차근차근 반등의 기반을 다져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해상운임 상승, 글로벌 물동량 증가 등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며 실적 상승을 기록해 10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올리며 경영 정상화를 향한 행보를 밟아 나갔다. 물론 6조원이 넘는 과중한 부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상존하지만,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가기 직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HMM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매각설이 종종 제기돼 왔다. 더욱이 지난 1월에는 일부 언론이 뚜렷한 근거 없이 매각과 관련한 추측성 보도를 내놓았다가 오보로 판명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으며, 3월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HMM 매각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까지 나타냈지만, 매각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팩트마다 매각과 연결…과다한 의미 부여 부적절”

최근 HMM 노사간 임단협이 두 달 반가량 이어지는 동안 매각설은 잠시 잦아드는 모양새를 띄었다. 그러다가 이달 초 최종 타결이 확정되자 다시금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더욱이 HMM 매각설은 이제 ‘팩트’와 결합하며 재생산되는 모습이다. 우선 지난달 HMM이 2분기 영업이익 1조3889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자 매각 시 이른바 ‘몸값’을 대폭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마디로 한층 높은 금액으로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허자만 HMM 채권단을 포함해 공식적인 매각 언급이 없는 데다 매각가 자체가 실적 외에도 부채 규모, 마래 전략, 글로벌 업황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미리부터 거론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6월 산업은행이 보유한 3000억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발표한 데 대해 매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서도 주식 전환에 따른 이익 실현에 국한될 뿐이며, 산업은행 측도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나 접촉한 기업은 없다”고 밝힌 만큼 매각과는 실질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뒤따른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과 관련된 일련의 팩트마다 매각과 연결시키며 과다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현재로서는 HMM 매각 가능성 낮아”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여전히 HMM 매각 계획이 없다는 기본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때 HMM 인수 기업 물망에 올랐던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CJ 등도 “현재로서는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매각 주체나 주요 인수 주체가 모두 기존 입장을 변함 없이 지니고 있는 한, HMM 매각설은 실체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근거 불분명한 매각설이 업계 안팎으로 횡행하는 것은 최근 호황을 맞은 해운산업 전반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공식 임기가 오는 2023년 8월까지이지만, 종래의 사례에 비춰 볼 때 내년 3월 대선 후 사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실잘적으로 반년가량 남은 임기 내 서둘러 HMM 매각에 나설 경우, ‘졸속 매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는 만큼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이와 관련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어느 기업이라도 매각가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HMM을 선뜻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HMM 매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회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매각 여부에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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