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업스테이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업스테이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지금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에 열광하고 있다. 통상적·상식적 기술 발전의 속도를 아득히 초월한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급변하는 각 영역에 관심과 경외를 표한다.

단연 그 중심에는 세계 굴지의 IT 대국이자 초대강국인 미국 기업들이 최전선에 포진해 있다. 적게는 수 천억원에서 많게는 수 조원에 달하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막대한 물량 공세를 앞세워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각종 기반 데이터를 쓸어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픈AI, 챗GPT가 그렇다. 특히 챗GPT가 쏘아 올린 ‘대 AI시대’의 신호탄은 데이터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중이다.

하지만 미국 중심 ‘AI 패권주의’ 속에서 당당히 미 본토, 그것도 모든 국가의 IT기업들이 꿈꾸는 IT 성지인 실리콘밸리에 깃발을 꽂은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 당당히 ‘스타트업’ 신분으로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킨 한국 AX(인공지능 전환) 선두주자 ‘업스테이지’가 그 주인공이다.

본지는 대외활동 최전선에서 업스테이지 이름을 알리고 있는 최홍준 부사장과 만나 업스테이지의 스토리와 그들이 그리는 ‘대 AI시대’ 청사진을 알아봤다.

 

“업스테이지는 모든 사람이 AI를 이용할 수 있는, 더 나아진 사회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올해 설립 4년차를 맞은, 업계의 따끈따끈한 신인인 업스테이지는 짧은 업력과 반비례하는 압도적인 성과와 성장 속도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는 이른바 ‘라이징스타’ 스타트업이다. 그러한 업스테이지 정체성에 대해 최 부사장은 ‘AI로 이로운 세상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는 “업스테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확한 정체성에 대해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는 누가나 AI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AI, ‘범용인공지능’이라는 AI 솔루션을 모든 기업과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기반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에서 클로바AI리더를 맡았던 홍콩과학기술대 교수인 김성훈 대표(CEO)와 네이버 출신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파파고 모델팀 리더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가 2020년 공동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최 부사장은 김 대표와의 인연으로 업스테이지로 합류했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30년 넘게 직장생활 해온 말 그대로 컨설팅 통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뱅킹을 비롯해 디지털 핀테크 부문 리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이어왔다. 앞서 네이버 라인에서 아시아 시장 타깃 금융서비스 부문 금융글로벌플랫폼 리더로 활약하기도 했고, 라인재팬에선 시니어슈퍼바이저를 역임한 경력도 있다.

그러다 김 대표와의 컨설팅이 인연이 돼 이후 업스테이지의 B2B 부문의 본격적인 성장과 관련 부문 확대를 위해 전격 합류했다.

업스테이지 합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최 부사장. [사진=고선호 기자]
업스테이지 합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최 부사장. [사진=고선호 기자]

“핀테크 붐이 끝난 후 가슴 뛰는 일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게 되면서 다시금 열정을 되찾았다. 업스테이지가 그리는 미래에 가슴이 뛰었다.”

업스테이지를 만난 최 부사장의 첫인상이다. 쉽게 말해 ‘가슴 뛰는 도전’을 앞둔 모험가의 심경이었다고 한다.

최 부사장 “업스테이지가 구축하고 있는 서비스와는 별개로 이를 모든 기업들과 사람들에게 닿기 위해선 그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역할과 접점을 만드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봤다”고 회상했다.

그가 돌아본 업스테이지만의 AI 특징과 차별성은 단연 뛰어난 기술력이었다. 기존 AI기업들이 오픈AI와 같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반면, 업스테이지는 도메인 특화, 업무·테스크별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적용되는 언어모델의 규격에 따라 생겨나는 차이로도 볼 수 있다.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솔라’가 지닌 차별성과도 연결된다.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생성형AI의 경우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선 어마어마한 재원이 소요되고, 그 규모는 수 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

최 부사장은 솔라의 특장점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오픈소스 기반의 모델 구축과 달리 차용하는 형태로 솔라를 개발해 각 산업과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 부사장은 “소형언어모델의 특성에 따라 활용되는 오픈 데이터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한 번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도 여타 생성형AI보다 월등히 적은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기업 니즈에 더욱 부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부담을 덜어주게 됐다. 또한 번역모델 자체 성능도 일반 오픈소스를 활용할 때보다 더욱 개선돼 결과적으로 한국어를 잘하는 AI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의 목표는 세계에 있습니다.”

최 부사장이 솔라를 비롯해 업스테이지 솔루션의 차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최 부사장이 솔라를 비롯해 업스테이지 솔루션의 차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업스테이지는 올해 3월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문을 열었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미국 현지법인 ‘Upstage AI’를 설립하고, 현지법인 대표에 공동창업자인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를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글로벌 진출의 핵심인 ‘파트너십’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미시장과 동시에 동남아 시장에 대한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구체적인 협업을 이미 논의하고 있는 단계이고, 매우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며 “파트너십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주요 기업들과 소통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비전을 공유했다.

업스테이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솔라 LLM 및 다큐먼트 AI 제품을 앞세워 미국 및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빅테크를 비롯한 주요 IT 기업들이 밀집한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고 현지 기업들과 사업 접점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해외 거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올 초 진행된 엔비디아가 개최하는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 참가했다. 업스테이지는 행사 기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솔라의 성능 및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올해 ‘GTC 2024’가 업스테이지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다. 우리의 기대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업스테이지를 알고 있어 희망을 엿볼 수 있던 기회”라며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 대표도 부스를 직접 찾아와 응원하기도 했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소통했으며, 전 세계 10개 스타트업에게만 주어지는 피칭 기회를 업스테이지가 얻기도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기업들이 생성형 AI 시장에 진출하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GTC 2024에 가보니 특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다루는 스타트업들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도 세계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업스테이지의 글로벌 행보는 계속해서 확장 중이다. ‘GTC 2024’ 직후 업스테이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자신들의 소형언어모델(sLLM) ‘솔라미니’를 출시했다. 솔라미니는 한국어와 영어로 이해와 요약, 번역, 새로운 콘텐츠 예측 등 다양한 언어 작업을 수행하도록 쉽게 맞춤화하고 미세 조정(fine-tuning)할 수 있는 다목적 모델이다.

업스테이지는 AWS와 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LLM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달에는 ‘솔라 미니’와 LLM 문서 작업용 어플리케이션 ‘라이트업’을 인텔의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 최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현시 인텔의 해당 프로세서를 장착한 윈도우 PC 제품군에서 솔라를 ‘온디바이스 AI’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LG전자와 기술 협업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LG의 대표 노트북 제품 ‘그램’에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경량화 언어모델을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업스테이지 가능성을 설명하자면, 무한대로 말하고 싶다. 현재 입지와 규모는 앞으로 의미를 잃게 될 것.”

해외 현지 활동과 의의를 설명 중인 최 부사장. [사진=고선호 기자]
해외 현지 활동과 의의를 설명 중인 최 부사장. [사진=고선호 기자]

언어모델부터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까지 인공지능 생태계 전 분야에서 활약 중인 업스테이지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각자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스테이지가 꿈꾸는 ‘모든 이를 위한 AI 세상’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현재 방대한 양의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한 AI 시장이 고착화될 경우, 결국 소수 기업들이 주도하는 의존적 생태계가 도래하기 전 각자 환경에 맞는 AI 생태계 구축을 통해 AI 주권을 구축하겠다는 것에 업스테이지의 포부와 계획이 담겨 있다.

업스테이지의 궁극적 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 부사장은 “포부라 한다면, 아득할지라도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쓰일 수 있는 ‘넘버원’ AI 솔루션이 되는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과,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위한 AI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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