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트진로, 제주소주, 롯데칠성]
[사진=하이트진로, 제주소주, 롯데칠성]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국내 주류 시장에서 소주 부문의 판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가 11일 제주소주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국내 소주시장이 기존의 양강 체제에서 3파전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오비맥주의 제주소주 인수 배경

오비맥주는 11일 제주소주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장악한 소주시장에 오비맥주가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써, 경쟁 구도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K소주의 판로를 확대해 온 브랜드로, 이번 인수를 통해 오비맥주는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제주소주 브랜드의 강점과 K-열풍의 성장세를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더 다양한 한국 주류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맥주 1위 기업인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의 성장 및 견인에 전념하는 동시에 글로벌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의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카스는 파리에서 ‘카스 포차’라는 한국식 포장마차 테마의 홍보 부스를 운영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카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국제적 입지를 다져왔으며 지속적인 수출 성장세가 국제 무대에서의 카스의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제주소주를 글로벌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로 결정했다. 오비맥주는 K컬쳐를 넘어 K푸드 등 식음료까지 확장되고 있는 K열풍을 카스와 제주소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제주소주]
[사진=제주소주]

이번 제주소주 인수는 오비맥주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맥주뿐만 아니라 소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을 담고 있다. 특히 소주는 한국 주류 시장에서 소비가 매우 높은 품목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선택한 이유는 브랜드가 가진 지역적 특색과 청정 이미지 때문이다. 제주소주는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를 앞세워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제품으로, 주로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인지도와 판매량이 제한적이었다. 오비맥주는 이 점에 주목해 제주소주를 전국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본과 마케팅의 오비맥주, 소주시장 재편할까

제주소주는 2016년 론칭 이후 지역 소주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전국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주 시장의 절대강자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제주소주의 전국적 확장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하지만 업계는 오비맥주의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이 결합되면서 제주소주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 공장을 현대화하고, 물류 시스템을 강화해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제주소주의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며,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계획 중이다.

오비맥주의 소주시장 진출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신규 진입을 넘어선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소주시장은 사실상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양강 구도로 유지돼 왔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을 필두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켜왔고,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은 뒤를 이어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오비맥주가 소주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양강 체제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오비맥주는 맥주 시장에서의 강력한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소주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소주가 오비맥주라는 대형 주류 기업과 결합하면서, 기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게 됐다.

오비맥주는 이미 맥주 시장에서 다년간 축적해온 마케팅 노하우를 소주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마케팅 캠페인과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소주시장이 저도수 소주와 같은 새로운 트렌드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제주소주]
[사진=제주소주]

◇하이트진로·롯데칠성, 점유율 방어에 촉각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소주 시장을 양분해온 만큼,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고, 롯데칠성 역시 처음처럼의 이미지와 도수 조절 소주 ‘새로’를 앞세워 시장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시장은 그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분야이기 때문에, 오비맥주의 진출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맥주와 소주를 함께 판매하는 오비맥주의 강점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시장 점유율을 쉽게 넘어서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오비맥주의 도전은 소주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제주소주 인수는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국내 소주시장의 지형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이끌어 온 양강 체제에서 오비맥주의 도전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시장의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비맥주 구자범 수석부사장은 “이번 제주소주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email protected]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