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현 녹태원 대표[사진=차시은 기자]
권지현 녹태원 대표. [사진=차시은 기자]

[이뉴스투데이 차시은 기자] 지금이 여성이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대 같아요, 겁 먹지 말고 도전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맞춤형 MD 상담회’에서 만난 대구시 소재 한식 디저트 전문점 ‘녹태원’ 권지현 대표(35세)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서 여성기업의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엔 권 대표와 같은 판로 개척을 희망하는 많은 여성 CEO들이 자리를 메웠다.

실제로 최근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판로 개척’은 매년 여성기업인들이 경영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행사는 선착순으로 신청 받을 정도로 여성 기업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적극성을 보인 권 대표는 10년째 한식 디저트를 연구해온 요리 전문가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며, 특히 지역 특산물 ‘미나리’를 사용한 약과를 개발하고 대구농업기술센터·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디저트 수업을 진행하며 지역농가·대구시민과의 상생협력을 도모한다.

특히 최근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고려시대 간식 ‘개성주악’을 녹태원만의 해석으로 개발해 젊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권 대표는 “그동안 디저트 매장을 운영하며 공통적인 고민을 하는 여성 기업인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절실했다”며 “행사에 와 각자의 현장 고충과 아이디어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웃었다. 다음은 권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아내이자 며느리, 딸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이다. 2016년부터 한식 디저트 교육사업을 진행해왔고 2022년 둘째 아이 출산으로 잠시 육아 휴직 후 현재의 녹태원을 지난해 8월에 창업했다. 현재는 식품과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는 중으로 학업도 육아도 일도 모두 다 잘하고 싶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Q. 운영 중인 ‘녹태원’은 어떤 곳인지

A. 한식디저트이다. 10년간 쌓아온 한식디저트 연구경력으로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가장 한국적인 디저트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녹태원은 대구 팔공산 국립공원 아래 위치해 있다. 이에 영감을 받아 ‘푸른 팔공산 자연 속(푸를 녹), 흔한 이끼처럼 인식되는(이끼 태),  한식 디저트를 재해석 해 아름다운 정원(정원 원)’처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상호명을 지었다. 또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디저트 만드는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Q. 디저트에 대한 본인의 철학은 무엇인가

A. 누구보다 디저트를 좋아하고 진심인 사람인데 내가 즐길 수 있고, 누구에게 선물해도 좋아할 디저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세련되고 모던한 디저트를 만들자는 것이 새 제품 개발에 모토가 되고 있다.

Q. 창업한 지 1년 미만이다. 디저트 업계서 현재 위치를 자평한다면

A. 이번 창업이 인생에서 두 번째 창업이다. 첫 번째 창업은 지속해 온 시간에 비해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사업은 1인 기업에서 벗어나 50인 이상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첫발부터 탄탄하게 다져 나가도록 만전을 다하고 있다. 현재 녹태원은 대구에서 개성주악 맛집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온라인 시장 진출과 여러 유통사와 납품 등을 준비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Q. 사업 성과는 어떠한가

A. 현재까지 시제품 개발과 브랜드 홍보활동을 진행중으로 큰 성과를 이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녹태원의 사업성에 대한 평가는 어딜 가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대로 준비한다면 올 하반기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해외 진출 계획 있는지

A. 언제라도 해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식품사업은 보다 까다로운 규제로 해외진출이 쉽지 않지만 그 기준에 충족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며 내년 초부터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려 한다.

Q. 많은 여성기업가들이 양육·출산·가정돌봄·남성위주 경제네트워크 운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A. 일이 바빠질수록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다. 초등학생이 된 큰아이와 한창 커가는 둘째아이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도 안되는 현실이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 녹태원은 주말에 더 바쁘기 때문에 아이들을 시댁에 맡겨두고 남편과 함께 출근하는데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어른들께도 감사하고 잘 참고 기다려주는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다. 이런 도움이 없었다면 나가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된다. 이 외에도 네트워크 형성에도 물론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네트워크는 술자리인 경우가 많은데 어린아이들을 양육하는 현실에 그런 자리는 참석하기 어렵기도 하다.

Q. 정부의 여성기업 지원은 도움이 되는지

A. 여성기업 인증 제도는 여성기업에게 큰 도움이 됐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의 구매활동에서 우선순위를 주기도 하고 정부 지원사업에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이번 구매박람회처럼 직접적으로 판로확장에 도움을 주니 업체가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도움받을 수 있는 경로가 굉장히 많다. 앞으로도 공공구매와 여성기업 구매박람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Q.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여성기업 지원정책은

A. 판로개척에 필요한 지원과 마케팅이나 유통과정에 대한 교육, 상품 박람회 개최 등의 기회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

Q. 창업을 망설이는 여성 사업가에게 한마디

A. 요즘은 창업에 성별이 걸림돌이 되지 않으니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 하지만 창업 과정도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녹록치 않은 것은 기억해두기 바란다. 매일이 고민이고 매일이 역경인 날들이 많다. 그럼에도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의 인생이 아닌 오롯이 내 인생을 찾아갈 수 있는 길임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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