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커넥트현대 1층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부산 동구 커넥트현대 1층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지점을 리뉴얼하면서 '백화점', '마트'를 뺀 새로운 브랜드 이름을 선보인다. 이커머스의 급성장이 업계 판도를 흔들면서 새로운 공간과 이미지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 증가세 격차는 지난해 5.1%p에서 올해 14.1%p로 증가했다. 지난해 온라인이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처음으로 50%를 넘기며 오프라인을 앞섰다. 온라인 유통의 약진으로 특히 백화점 비중은 지난해 4월 이후 계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들어 지난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비중이 감소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기존 백화점, 마트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부산점을 재개장하며 '커넥트현대'로 간판을 바꿨다. 1995년 개장한 이후 29년 만이다.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하며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제시하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을 결합했다.

커넥트현대는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매장 곳곳을 전시·체험형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유명 맛집, 로컬 패션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지역 내 인기 디자이너의 작품과 특산품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 등 로컬 컨텐츠로 차별화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커넥트현대는 부산에 없는 신개념 리테일(유통) 모델"이라며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1층에 위치한 대형 라운지 ‘북 그라운드’ 전경. [사진=이마트]
경기도 용인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1층에 위치한 대형 라운지 ‘북 그라운드’ 전경.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8월 죽전점을 리뉴얼 재개장하면서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와 스타필드의 노하우를 결합해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와 쇼핑을 동시에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란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고객의 휴식과 체험을 위한 특화 공간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매장 규모를 늘리고 판매시설을 촘촘히 배치하는 데 집중하는 기존 마트의 방식에서 벗어났다. 1층 중심 공간을 판매시설 대신 고객의 휴식과 문화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전면 재구성했다.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해 한 공간에서 휴식·체험·쇼핑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마트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경기점 이름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변경했다. 지난 2월 경기점은 약 4년 간의 리뉴얼 작업을 통해 전체 매장 면적 90%에 달하는 4만 6280㎡(약 1만 4000여 평)을 새롭게 단장했다. 스타필드마켓으로 재탄생한 이마트 죽전점과 함께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점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했다. 2014년 수원점이 개점한 지 10년 만이다. 롯데백화점의 새 브랜드 타임빌라스는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요소와 쇼핑몰이 가진 다양성을 한데 모은 융합형 쇼핑몰을 뜻한다.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구 수성점과 인천 송도점에도 타임빌라스 브랜드를 붙인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식 수직 구조의 상품군 배열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매장, 서비스, 쇼핑경험 등 백화점과 쇼핑몰 각각의 강점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사이니지와 무빙 로고 등 신규 콘셉트를 대거 적용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 밖 중소형 점포 매출은 감소세"라며 "기존 백화점의 형식 속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에 변화를 모색하며 새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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