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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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유통업계가 다른 분야와의 협업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소비자가 예측하지 못한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해 희소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는 전략이다.

◇예측 못한 신선한 조합, 이종 컬래버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음료업계, 주류업계 등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왕성한 협업(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 내에서뿐 아니라 다른 업계와의 이종(異種) 협업을 통해 출시된 한정판 제품은 예측하지 못했던 조합으로 신선함을 더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주류업계와 스포츠업계의 협업, 식품업계와 게임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주류업계는 이종 협업을 활용해 2030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켈리가 스포츠웨어 브랜드 헤드와 손잡고 한정판 테니스 용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테니스를 취미로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두 브랜드는 테니스 관련 제품을 패키지로 구성해 젊은 층의 흥미를 유도했다. 경품으로는 테니스 라켓, 보스턴백, 스페셜 잔 등이 포함돼 있어 실용성과 브랜드 경험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런 협업은 스포츠라는 특정 분야와 주류라는 대중적 제품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테니스가 골프에 이어 MZ세대의 인기 스포츠로 떠오르면서, 이를 타겟팅한 한정판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통한 한정판 제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협업해 '햇반컵반 배틀그라운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배틀그라운드 테마의 용기 디자인과 게임 내 아이템을 제공하는 쿠폰이 포함돼 있어 게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은 게임 속의 전투와 생존이라는 콘셉트를 식사와 연결지어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사진=팔도]
[사진=팔도]

또한 팔도는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협업해 '뿌요소다 카러플 에디션'을 내놨다. 게임 캐릭터와 음료의 결합을 통해 뉴트로 감성에 호응하는 MZ세대를 타겟으로 했다. 캐릭터 중심의 마케팅은 브랜드 친숙도와 게임 팬덤의 결합을 유도한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평가된다.

메가MGC커피도 글로벌 인기 게임 ‘원신’과 협업해 한정판 음료와 굿즈를 출시했다. 원신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한 한정판 제품들은 게임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메가MGC커피는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글로벌 브랜드도 이종 협업···소비자 반응도 긍정적

이종 협업은 단지 우리나라 업계만의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들 역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 ‘에밀리 파리에 가다’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정판 딸기 아이스크림 패키지’를 선보였다. 패키지는 에밀리의 프렌치 무드를 반영해 디자인됐으며, 하겐다즈의 시그니처 플래버인 딸기 제품 한정으로 출시됐다. 

코카콜라와 오레오도 협업을 통해 독특한 한정판 제품 ‘코카콜라 오레오 제로 슈거’를 출시했다. 코카콜라의 클래식한 맛과 오레오 쿠키의 풍미를 결합한 제로 슈거 음료로, 고유의 검은색 캔에 오레오 로고가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오레오 코카콜라 샌드위치 쿠키’는 한쪽 면에는 오레오 로고가 새겨진 클래식 초콜릿과 코카콜라 시럽이, 다른 면에는 코카콜라 디자인이 새겨진 빨간색 쿠키로 구성됐다. 이 쿠키는 파핑(popping) 캔디가 섞여 있어, 먹는 순간 코카콜라 특유의 탄산감을 느낄 수 있다.

하겐다즈는 넷플릭스의 콘텐츠와 결합한 아이스크림을 통해 OTT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층과 소통하고, 코카콜라는 오레오와 함께 쿠키의 맛을 음료에 접목시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같은 협업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사진=코카-콜라]
[사진=코카-콜라]

식음료업계에서 이종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는, 식음료 제품이 비교적 단기간 내에 개발이 가능하며, 소비자들의 빠른 반응을 이끌어내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시도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와의 협업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하며, 희소성에 대한 심리를 자극해 구매 욕구를 높인다.

이종 협업은 또한 브랜드 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한정판 제품은 한시적으로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할 수 있다. 이는 특히 MZ세대와 같이 경험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층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이들은 독특하고 특별한 경험을 원하며, 이에 부합하는 한정판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정판 제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6%가 ‘한정판 제품을 구매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50.8%의 응답자가 ‘한정판 제품이라면 왠지 더 관심이 간다’고 답했고, 47%가 ‘한정판 제품을 구매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식품, 패션, 게임 등 다양한 산업이 서로 협력해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략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이런 협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각 산업이 서로의 장점을 살려 협업하는 것은 브랜드 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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