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케이뱅크 계좌 스마트폰 개설을 지켜보고 있다. 제1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6년 설립돼 2017년부터 대고객 영업을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케이뱅크 계좌 스마트폰 개설을 지켜보고 있다. 제1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6년 설립돼 2017년부터 대고객 영업을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가 은행연합회와 함께 자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신규 인가 취득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가 25일 내놓은 ‘중금리대출제도 개선방안’이 부담으로 급부상했다. 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을 일정 규모 이상 집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담고 있어 부실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기존 시중은행의 온라인뱅킹 업무와 중복돼 비효율적이란 지적도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연합회는 자체 인터넷은행 설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수요와 소비 트렌드에 따라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설립한 것과 같이 비대면 은행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운영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현행법상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설립은) 어떠한 결격사유도 없다”며 “금융위원회가 인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추진될 수 있다”고 지지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중금리대출제도 개선방안이 인터넷은행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애초 인터넷은행 신규 설립인가 명분으로 중·저신용자에게 핀테크(금융+기술) 혁신금융 서비스를 활용한 낮은 금리 대출을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가 내놓은 개선방안 핵심은 중·저신용자에게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더 많이 집행토록 하는데 있다. 금리를 낮추는 만큼 영업이익을 확보키 어렵거니와 일정 수준 이상 대출 실적을  내는 과정에서 연체 가능성도 커진다.

중금리를 주로 취급해온 업권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 24% 금리는 기존 신용등급 9등급을 대상으로 집행될 때 적정 수준인데 오는 7월부터 법정최고금리가 20%로 하향되면 8등급도 받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며 “사잇돌 등 정책대출은 할 수 있겠지만 낮은 금리로 사기업이나 7~10등급 저신용자에게 대출하라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조건에도 이같은 짐을 지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나금융지주(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 4대금융사 본사. [사진=각사]<br>
하나금융지주(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 4대금융사 본사. [사진=각사]

그동안 인터넷은행 도입취지에서 벗어난 변칙 운용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는 만큼 저신용자 대출 집행 의무는 더이상 봐주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당초 설립 취지대로 중·저신용자에게 (10%대) 중금리 대출을 시행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이들은 자체 상품개발보다 주로 사잇돌대출, 보증부대출을 중심으로 영업 했으며, 이조차 사잇돌대출 공급액 중 66.4%가 (옛날 신용등급) 1~3등급 고신용자”라며 “부끄러운 것으로 봐야된다. 법과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정부가 잘 관리토록 하겠다. 5, 6월에는 구체적인 계획안을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금융지주 입장에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곧 신설되는 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 등에 기존 시장을 잠식당하는 만큼 생존을 위해서라도 인터넷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중은행 입장에선 인터넷은행 설립이 기존 은행 업무와 중복돼 비효율적이며 잘못하다간 부실폭탄을 안게된다는 우려가 크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이처럼 여러모로 힘들겠지만 효과적인 대응책만 잘 마련한다면 얻는 이익도 그만큼 더 클 수 있다”며 “온라인뱅킹 서비스만 봐도 시중은행 업무에 비해 훨씬 간단하고 꼭 필요한 요소만 담아 시장에서 활성화 되고있다”고 짚었다.

BNK·DGB·JB금융 등 지방은행 역시 인터넷은행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영업도 가능하고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은행연합회 등에서 인터넷은행 설립관련 공식적 요청이나 문의가 접수되진 않았고, 또 신규 인가 결정까지 짧게는 1년여 이상이 소요되므로 실제 설립까지 시간이 한참 지난 뒤의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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