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장치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가 등장해 HDD‧SSD의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저장장치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가 등장해 HDD‧SSD의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과 가상화폐 채굴열풍으로 그래픽카드(GPU)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저장장치 기반의 새로운 가상화폐가 발표되면서 HDD나 SSD의 가격 급등도 우려된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대용량 HDD, SSD에 국한될 전망이지만 아직은 거래 초기단계로 일반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드웨어타임즈 등 외신에 의하면 3일 저장장치 기반의 가상화폐 ‘치아’가 거래를 시작했다.

치아는 비트토렌트 설립자인 브램 코헨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사용자가 저장공간을 제공하면 보상을 하는 가상화폐다. 기존 가상화폐가GPU의 연산성능을 통해 ‘채굴’을 했다면 치아는 HDD나 SSD의 남은 공간을 치아 네트워크에 제공해 보상을 받는다.

치아 네트워크에 의하면 GPU보다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저장장치를 활용함으로써 지적되고 있는 에너지 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가상화폐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중국과 홍콩 등에서는 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용량 HDD, SSD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저장장치를 기반으로 하는 비트토렌트코인, 시아코인 등이 HDD, SSD의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아 치아 역시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과 홍콩 등에서 한때 급등한 저장장치 가격은 정상화 됐다. 대용량 제품도 지난주에 비해 다소 가격이 내려갔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닷컴에서는 ‘WD’ DC HC550의 가격은 지난주 1만1094위(한화 192만원)안에서 6999위안(한화 121만원)으로 떨어졌다. ‘시게이트’ 18TB Exos X18 시리즈도 6999위안(한화 121만원)이다. 국내에서는 두 제품 모두 약 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노트북이나 PC에서 주로 사용되는 SSD 1TB는 국내와 중국의 가격차이가 없다. WD BLUE SN550 M.2 NVMe의 경우 중국에서 729위안(한화 1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2만원대 수준이다.

반면 이제 시작 단계로 거래가 활성화 됐을 때 저장장치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예상도 있다. 비트토렌트코인 등과는 다르게 이미 한 차례 사재기 움직임과 가격 급등이 있었다는 이유다.

PC부품 제조사 GALAX도 SSD도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될 경우, 과도한 데이터 쓰기로 SSD가 손상되고 사후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고 경고했다.

가상화폐가 활성화되기 전 시장교란을 대비하고 자사의 책임을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GPU와 같은 전철을 밟을 경우 PC부품 시장의 위축도 우려된다.

GPU의 경우 가상화폐 채굴붐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는 출시당시보다 2~3배 이상 가격이 올라 RTX 3060 12GB는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 110만원에, 3070은 180만원, 3080은 27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의 출고가는 44만5000원에서 78만원이다.

소비자들은 급등한 가격에 PC업그레이드와 신제품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시장에서는 저장장치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거래 소식에 HDD, SSD의 가격 급등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향후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되면 기업용 제품 위주로 가격급등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PU 가격이 급등하면서 PC 부품 시장이 많이 위축됐다”며 “저장장치까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PC 부품시장은 더욱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PC 부품가격 상승에 구매시기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부품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입장과 가상화폐 채굴이 손익분기 이하로 떨어지면 GPU 가격도 안정화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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