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를 앞두고 엑스박스 브리핑이 열렸다. '사이버펑크 2077'의 캐릭터로 출연하는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넥슨만 지난해 보다 소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넥슨만 지난해 보다 소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임업계는 올해 초 급격한 인건비 인상폭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의 투자‧개발역량을 꼬집었다. 국내 개발사 크래프톤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한 이후 화자되는 PC게임을 찾아보기 어렵고 그나마도 모바일로 컨버전되면서다.

특히 소니‧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말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출시하면서 세간의 관심은 콘솔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PC게임 역시 콘솔 기반의 게임이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면서 ‘스팀’, Uplay+ 등의 플렛폼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게임사도 콘솔게임 성장세에 동참하고 있지만 캐주얼 게임이 주를 이룬다. 독자IP 보다는 흥행에 성공한 IP 기반의 게임개발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콘솔게임 개발이 더딘 이유를 국내 유저 성향과 투자 리스크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유저의 경우, 장시간 플레이가 필요한 콘솔 등의 게임보다는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이 주를 이룬 것은 유저 성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국내 콘솔게임이 성공한 사례가 없고 투자대비 리스크가 커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출시한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개발비와 홍보비를 포함해 35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알려졌다. 총 6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고 게임 완성도를 위해 3차례 출시가 연기됐다.

하지만 출시 이후, 잦은 버그로 443즈워티(약 13만5000원)에 이르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현재 168즈워티(약 5만1000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출시 당시 사전판매로 개발비를 모두 회수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측과 주주의 손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로 개발이 쉽고 투자금 회수가 빠른 이유도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개발비와 투자금 회수기간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기존의 PC, 콘솔 등에 비해서는 개발과 투자금 회수가 쉽다는 입장이다.

기존 IP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시나리오, 세계관 등을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019년 출시한 리니지2M의 경우 개발비 400억원이 투입된 반면 첫 분기 일평균 매출은 35억원대를 기록하고 이후 일평균 20~25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8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고 알려졌다.

반면 모바일 게임의 경우 유사한 게임이 계속 출시되면서 수명이 짧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의 평균 기대 수명은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신작이 출시되는 경우 대규모 유저 이탈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IP를 활용한 리니지M, 리니지M2가 업계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모바일 게임 상위에 링크되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짧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다만 개발비에 대해서는 회사 대외비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유저 선호도에 따른 유사한 게임이 계속 출시되면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현상도 있다. 자동사냥과 퀘스트, 일부 스토리만 다를 뿐 이전 출시된 게임과 다를 바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성공한 게임 형태를 따라가는 것이 투자금 회수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둔화도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스태티스타는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세는 2023년까지 성장세를 보이다가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전망했다. 2023년까지 17억여명으로 증가한 이후 글로벌 시장의 매출 증가율은 1%대에 그친다고 예상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성장이 스마트폰 대중화와 최근 크로스플랫폼 가시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존IP활용, 유사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게임이 모바일에 치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크로스플랫폼의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국내 게임사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그동안 불모지였던 콘솔게임에 도전하는 것으로도 향후 게임산업의 성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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