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사진=이뉴스투데이DB]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최근 선박 수주 호황을 맞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일감 확보 여부, 군산조선소 자체 특성 등과 맞물려 즉각적인 재가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조선업계에 수주 랠리가 펼쳐지며 선박 수주 실적과 수주잔량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4월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올해 누적 수주 금액 합께는 145억달러(한화 약 16조819억원)에 이른다. 이는 연간 목표치 합산액 304억달러(한화 약 33조7318억원)의 47.8%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전북 군산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군산조선소 재가동 촉구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조선 업황 활성화로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가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군산조선소는 불황으로 ‘수주 가뭄’에 들어선 끝에 지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재가동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현재 수주 호조를 맞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울산조선소 도크 10개 가운데 아직도 3개가 미가동 상태라는 사실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울산조선소에 적어도 연간 70척 이상 선박 건조가 이뤄지는 수준에 도달할 경우, 남은 물량을 군산조선소로 돌릴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건조 물량의 단기적인 ‘반짝 증가’가 아닌, 지속적이고 꾸준한 일감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건조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이유로 섣불리 조선소를 재가동했다가 물량이 줄어들 경우 또 다시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회사가 입는 손해는 막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군산조선소가 지닌 여건과 특성도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입지상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선박 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더욱이 주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라인에 집중된 국내 여타 조선소를 따라 건조에 필수적인 엔진이나 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제조공장도 대부분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다.

특히 초대형 도크 1개를 지닌 군산조선소는 벌크선이나 탱커 위주 건조에는 적합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LNG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선박 건조 물량이 장기적으로 들어오느냐 여부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관건”이라며 “선박 건조가 어려울 경우, 대안으로 해상풍력발전의 대형 하부구조물을 건조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email protected]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