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에스알, 그래픽=김남석 기자]
[사진=(주)에스알, 그래픽=김남석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는 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가 17일 오후에 발표된다. 하지만 GTX 정거장 여부에 따라 집값이 좌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부동산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GTX-C 노선이 지나는 왕십리역 인근 J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 발표를 앞두고 인근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고 있는 상태”라며 “특히 노선에 왕십리역 포함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GTX 수혜 예상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최상위권…의왕 올해만 18% 올라

정부는 지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부터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 계획을 포함해 발표하고 있다.

운정~동탄을 잇는 A노선과 송도~마석을 연결하는 B노선, 덕정~수원을 통과하는 C노선과 지난 4월 마지막으로 발표된 김포~부천을 잇는 D노선까지 현재 총 4개 노선이 계획됐다.

GTX가 수도권 지역의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만큼 매번 노선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GTX A노선의 수혜가 예상되는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값은 올해(1월~6월 7일 기준)만 11.86% 올랐고, B노선이 지나는 인천 연수구는 14.82% 상승했다. 두 지역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5.65%)을 두배 이상 웃돌았다.

지난해 1년 간 집값 상승률 4.11%를 기록하며 잠잠했던 양주시는 GTX-C 노선 수혜에 힘입어 올해 벌써 11.62% 상승했다. 아직 정확한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GTX-D 노선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천시도 8.25%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GTX는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고 수도권에서 서울 접근성은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의왕시의 경우 GTX 정거장이 확정도 되지 않았지만 기대감 만으로 올해 집값상승률 18.49%를 기록하며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GTX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나 규제 등의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4차까지 진행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규제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4월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만 봐도 국토균형 발전, 산업발전 기반 등 철도망 구축으로 발생되는 경제효과에 대한 분석만 포함됐을 뿐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 혼란에 대한 내용이나 관련 대책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17일 발표되는 GTX-C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 역시 사업 분석 단계에서 정거장 설치 비용과 추후 수익성 등에 대한 조사는 진행했지만 부동산 시장 관련 조사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GTX 시공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나 설계사무소의 경우 GTX 노선을 계획할 때 사업성과 수익성만을 고려하지 주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철도 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역시 GTX 노선 발표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 관련 규제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물론 GTX 정거장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자체나 지역 주민, 정치권의 주장은 지역 균형 발전과 교통망 확충 필요가 주된 내용이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GTX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억단위’인 만큼 유치전 과열양상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GTX 노선에 따라 집값이 1~2억씩 들썩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규제책이 전무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만큼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선 발표와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고려하거나 최소한 해당 부동산 시장을 주시하면서 투기나 집값 급등 우려가 있을 경우 관련 지자체가 즉각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십리‧인덕원‧의왕 등 추가 정거장 포함 여부 주목

GTX-C 노선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추가 정거장 선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TX-C 노선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추가 정거장 선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사업 입찰을 받은 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기존 국토부가 제안한 정거장 외 선정된 건설사에서 추가한 정거장 여부다.

국토부는 입찰 공고 당시 건설사가 최대 3개 정거장을 추가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왕십리와 인덕원, 의왕 등이 적극적으로 GTX 유치전을 벌였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모두 왕십리역을 설계에 반영했다. 하지만 인덕원과 의왕역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설계 사무소에서 해당 역들에 대한 사업성을 평가한 결과, 의왕역 추가에 222억원의 비용이 사용되지만 145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비용/편익)이 0.65에 그쳤다.

인덕원은 589억원의 비용과 785억원의 편익으로 1.33의 경제성이 확보된다. 왕십리는 1957억원의 비용과 2040억원의 편익으로 경제성은 1.04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의왕역의 경우 1호선 경유역으로 정차에 따른 추가수요 확보 측면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왕십리와 인덕원 추가정거장 우선 설치방안을 수립하고 추후 실시협약 단계에서 정부측 의견을 수렴해 추가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GTX 정거장 신설 여부에 따라 해당 지역의 서울 접근성과 주변 집값이 크게 차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관련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심사가 진행되는 기본설계 외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설계 단계에서 정부와 지자체 의견을 반영해 노선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정거장 유치전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email protected]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