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기아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완성차 업계가 길어지는 노조 임단협으로 생산 및 서비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협상 지연으로 지난 7~8월 판매량에서 손해를 본 자동차 업계는 올해 임단협의 조속한 마무리로 가을 성수기 판매량에는 영향이 없기를 바라고 있지만, 기아‧한성자동차 등 일부 기업은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반토막 난 1만5634대에 그쳤다. 주 원인은 임단협 교섭 기간 중 노조 파업. 지난 7월 말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2차 잠정합의안이 새로 나온 지난달 30일까지 노조는 부분파업을 강행해 생산량이 뚝 떨어졌다. 이 결과 국내선 1614대만 판매되는 등 생산은 물론 판매량에 악영향을 입었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교섭 기간 중 발생한 생산 손실을 최대한 만회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판매 상승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타 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노사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500%+1800만원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현대차에 준하는 협상안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단체협약 부문에서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노조는 1차 제시안 ‘국내외 공장의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과정’ 중 ‘노사 합의’가 아닌 ‘노사 협의’라고 단어를 바꾼 데에 반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혜택이 축소된 퇴직자 차량 평생 할인 제도를 현대차처럼 계속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기아는 2022년 임단협 당시 평생 할인 제도 대상 연령을 75세까지로 제한하고, 3년 주기로 2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연령 제한 없이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2년마다 30%의 할인을 제공하는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성자동차. [사진=연합뉴스]
한성자동차. [사진=연합뉴스]

양측의 이견이 큰 만큼 협상이 길어지고 있지만, 기아는 최근 3년 연속 무분규로 마무리한 만큼 추석 전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협상 중이며, 특별한 회사 측 입장은 없다”고 했다.

기아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만약 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2020년 이후 4년 만에 파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편 입단협은 생산 차질뿐 아니라 소비자 서비스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 노조는 6일 파업에 나섰다. 한성자동차는 전국 전역에서 공식 서비스센터 22곳과 전시장 27곳을 운영하고 있어, 일반 정비 및 서비스 등도 지연될 전망이다.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의 대응 방안으로 소비자와 약속했던 전기차 무상점검에도 차질이 생겼다.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전기차 무상 점검을 진행한다고 알린 바 있다. 한성자동차와 사측의 이후 교섭은 오는 11일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완성차 판매량은 파업 리스크에 따라 영향을 받고, 특히 여름 휴가와 추석 명절 이후 성수기와 겹쳐 매년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기차 전환 등으로 근로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 성숙한 노사관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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