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가계 빚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은 15일부터 은행권 현장점검에 착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대출 금리를 표기한 한 은행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출 금리를 표기한 한 은행.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원 넘게 불어났다.

‘영끌·빚투‘ 광풍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대두됐던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8월 말 현재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0조원으로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늘었다.

2021년 7월(9조7000억원)과 비슷한 증가 속도다. 당시는 0%대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2%대에 불과해 레버리지 투자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3조3000억원), 2월(1조9000억원) 증가 이후 3월(-1조7000억원) 감소 전환했으며, 4월(5조원) 다시 반등해 이달까지 다섯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1~8월 누적 증가액은 3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조9000억원) 대비 두 배를 웃돈다.

이달 가계대출 폭증을 이끈 건 주담대다.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거래 증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잔액이 8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편제된 2004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다만, 류창훈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에는 신용대출로도 주택 매수자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역대 최대 주담대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 1000억원 감소에서 이달 1조1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여름 휴가철, 주식 투자 관련 일시적 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 증가세도 지속됐다. 

예금은행의 8월 기업대출 잔액은 7조2000억원 증가한 13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1조9000억원, 5조3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8000억원 불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누적 증가액은 64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56조6000억원) 대비 13.43%가량 많다.

한편, 8월 중 은행 수신은 21조5000억원 증가했고,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 급증(34조400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9000억원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7조6000억원 빠졌다. 채권형 펀드에는 4조1000억원이 유입됐으며 주식형펀드는 1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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